노부모가 차리는 제사상, 관성의 조율이시
노부모가 차리는 제사상, 기력을 잃어가는 관성 유세차 어린 시절 제사 때마다 듣던 축문 읽는 소리는 마법의 주문 같았다. 킥킥대다 할아버지께 한소리 들을 때부터 지금까지, 또 다른 마법처럼 잊히지 않는 주문들. 조율이시, 홍동백서, 좌포우혜, 어동육서... 뭐 이리 복잡한가 하면서도 제사에 완고하신 할아버지 덕에, 때마다 치러지는 제사상차림은 큰 변동이 없었다. 또 누가 나서서 쉬이 바꾸기 힘든 관습과 관성 덕에 세끼 밥상 외에도, 그 많은 상을 차리느라 엄니는 일 년 내내 분주했다. 남의 집에 시집와 얼굴도 모르는 조상 대접하랴, 시부모에 자식들 세끼 밥상 차리느라 아플 새도 없던 엄니는 이제 좀 느슨해져도 될 때가 오자 여기저기 안 아픈 곳이 없다. 할아버지 돌아가시고, 그동안 표현 못한 미안함이 컸..
2023. 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