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가니니의 바이올린협주곡 2번과 리스트의 라 캄파넬라

라 캄파넬라(la campanella)는 이탈리아어로 작은 종을 뜻합니다. 또한 위대한 음악가 두 명과 연관이 있는 아주 유명한 음악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한 번쯤은 들어봤을, 들으면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듯할법한 음악, 블랙 핑크의 곡에도 차용되어 멜로디가 더욱 알려지고 귀에 익은 '라 캄파넬라'에 대해 알아봅니다.

니콜로 파가니니, 1849

대영박물관,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라 캄파넬라'에는 두 명의 위대한 음악가와 연주곡이 연관됩니다.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작곡가인 니콜로 파가니니와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프란츠 리스트.
그들의 뛰어난 곡들 중 오늘날 널리 알려진 '라 캄파넬라'와 관련된 곡은 다음의 두곡입니다.

 

파가니니의 바이올린협주곡 2번과  리스트의 라 캄파넬라

 

니콜로 파가니니 (1782~1840)

Paganini: Violin Concerto N.2, b minor, Op.7, 3rd movement, 'Rondeau a la Clochette'
파가니니: 바이올린협주곡 2번, B단조, 작품 7, 3악장 '종소리 같은 론도'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협주곡 2번은 1악장 알레그로 마에스토소, 2악장 아다지오, 3악장 론도로 이루어져 있으며 교회당의 종소리를 주제로 해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작은 종을 뜻하는 'La Campanella' 또는 'La Clochette'의 별칭을 얻게 됩니다.

파가니니의 창의적이고 화려한 기교를 담고 있으며, 오늘날에는 주로 제3악장만이 연주되고 있습니다.


파가니니 곡의 연주는 파가니니의 재래라는 찬사를 받은 살바토레 아카르도의 연주도 뛰어나지만, 바르샤바 내셔널 필하모닉과 협연한 이블리 기틀리스의 1966년 연주 또한, 강렬하고 서늘한 파가니니 음악의 진수를 보여줍니다. 

파가니니: 바이올린협주곡 2번 3악장, 바이올린: Ivry Gitlis

 

프란츠 리스트 (1811~1886)

Franz Liszt: Grandes etudes de Paganini, S 141
프란츠 리스트: 파가니니 대연습곡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대연습곡)

당시 초인적인 기교를 선보이던 바이올리니스트 파가니니에 심취하고 영향을 받은 피아니스트 프란츠 리스트는 파가니니의 곡을 피아노 곡으로 편곡하여 만들게 됩니다.

(바이올리니스트 데이비드 가렛이 파가니니 역할로 출연한 영화  '파가니니: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에서 파가니니가 카프리스를 연주할 때 객석에서 악보를 받아 적던 사람이 프란츠 리스트입니다.

영화에서도 볼 수 있듯이 리스트는 파가니니의 연주를 들으며 큰 울림과 영향을 받게 됩니다. 리스트뿐만 아니라 후대의 많은 음악가들이 파가니니로부터 큰 음악적 영향을 받습니다.)

Artist not credited.,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리스트는 1838년 6곡으로 이루어진 '파가니니에 의한 초절 기교 연습곡(Etudes d'execution transcendante d'apres Paganini, S 140'을 만들게 되고, 이것을  개정하여 1851년 '파가니니 대 연습곡(Grandes etudes de Paganini, S 141)'을 내놓게 되는데, 이것이 오늘날 피아니스트들이 연주하는 최종 버전입니다.

리스트의  파가니니 대 연습곡

1번 G 단조: 파가니니의 카프리스 6번 차용
2번 E♭ 장조: 파가니니의 카프리스 17번 차용
3번 G♯ 단조: 파가니니의 바이올린협주곡 제2번 3악장 차용 '라 캄파넬라'
4번 E 장조: 파가니니의 카프리스 1번 차용
5번 E 장조: 파가니니의 카프리스 9번 차용
6번 A 단조: 파가니니의 카프리스 24번 차용

이렇게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24개의 카프리스'를 기반으로 리스트는 1~6번으로 이루어진 파가니니 대 연습곡을 만들었고 3번째 곡에 '라 캄파넬라'라는 이름이 붙어 출판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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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트의 피아노곡은 연주하기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리스트 생존 당시부터 그의 피아노곡들은 "리스트 아니면 아무도 연주할 수 없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엄청난 기교를 필요로 하는 곡들입니다.

초절기교연습곡 같은 곡들의 연주를 듣다 보면 정말로 그가 후대 피아니스트들에게 "느들 한번 죽어봐라"하고 만든 곡 이란 생각이 절로 듭니다.

후대의 피아니스트들에게 리스트곡의 공연장 연주와 음반 녹음은 뛰어난 피아니스트로 인정받는 일종의 도전 과제와도 같이 여겨지고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피아노 신동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은 에프게니 키신의 연주를 보면, 까다로운 연주에 집중하며 엄청난 기교로 소모되는 에너지에 땀방울을 뚝뚝 흘리며 리스트 곡의 난이도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리스트: 파가니니 대연습곡 3번 라 캄파넬라, 피아노: Evgeny Kissin

 

라 캄파넬라 정리

클래식 음악에선 정식 곡명대신 별칭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베토벤의 교향곡 제5번 C단조, 작품번호 67을 <운명교향곡>이라는 별칭으로 부르는 것처럼 말이죠.

위에서 소개한 파가니니와 리스트의 두 곡 모두 같은 별칭이 있으므로 곡명을 얘기할 때 파가니니의 라 캄파넬라, 리스트의 라 캄파넬라라 부르면 됩니다.

파가니니의 라 캄파넬라 = 파가니니 작곡 <바이올린 협주곡 2번>의 3악장
리스트의 라 캄파넬라 = 리스트 작곡 <파가니니 대연습곡>의 3번 곡

*** 참고로 2022년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세미 파이널 연주로 더욱 널리 알려진 리스트의 초절기교연습곡이 있습니다.

리스트의 곡들 중에 초절기교란 말이 들어가는 곡이 중복되어 통칭되어서 정리를 해봅니다. 

- Transcendental Etudes, S 137, 12곡 (1826-1837-1852)

초절기교연습곡, S 137 : 12곡으로 이루어져 있고 '12 Transcendental Etudes'로 표기하기도 합니다.
리스트가 15세인 1826년 처음 작곡했고 1837년 1차 개정판을 거쳐 오늘날 주로 연주되는 1852년 2차 개정판이 나왔습니다.

- Etudes d'execution transcendante d'apres Paganini, S 140, 6곡 (1838)
파가니니에 의한 초절기교 연습곡, S 140 : 6곡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 Grandes etudes de Paganini, S 141 6곡 (1851년 개정)
파가니니 대연습곡, S 141 : 1838년 작곡된 '파가니니에 의한 초절기교 연습곡, S 140'의 개정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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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트의 피아노곡 12 초절기교연습곡 참조

리스트, 초절기교연습곡 4번 마제파, 아라우, 임윤찬, 베르만, 치프라, 트리포노프, 베레조프스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