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트, 초절기교연습곡 4번 마제파, 아라우, 임윤찬, 베르만, 치프라, 트리포노프, 베레조프스키

엄청난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프란츠 리스트는 위대한 음악적 유산을 많이 남겼습니다.

그중 피아노와 연주자 단 둘이서만 오롯이 마주해야 하는 피아노연주의 난곡인 <12개의 초절기교연습곡>, 특히 까다롭기로 유명한 4번 '마제파'는 특별한 책의 특별한 별책부록이나 '책 속의 책'같은 느낌입니다.

<12개의 초절기교연습곡>중 4곡 마제파(Mazeppa)의 여러 연주 중,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연주를 살펴보겠습니다.  

프란츠 리스트

various Publicdomain, via Wikimedia Commons

리스트, 초절기교연습곡 4번 마제파, 여러 피아니스트의 연주

프란츠 리스트

12개의 초절기교연습곡 S.139, 4번 마제파
12 Transcendental Etudes, S.139, 4. 'Mazeppa'

 

클라우디오 아라우 (Claudio Arrau, 1903~1991)

화려하고 감각적인 세련된 낭만의 완성
촘촘하게 짜여진 구조와 풍부한 음색은 초절기교의 정의를 내리는듯하다.

초절기교연습곡 마제파, 클라우디오 아라우

클라우디오 아라우

Allan warren, CC BY-SA 3.0, via Wikimedia Commons

임윤찬 (Yunchan Lim, 2004~)

2022년 반 클라이버 피아노 콩쿠르 우승당시 세미 파이널에서의 연주다.
안정된 기교를 바탕으로 한 구조적인 서사.
8분 남짓한 한 곡안에 몇 개의 악장을 나누듯 마제파의 서사를 기승전결로 담아낸다.

엄청난 대가의 곡을 마주하고 또렷하게 자신의 음악을 그려가는 2004년생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피아노'가 앞으로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초절기교연습곡 마제파, 임윤찬

 

라자르 베르만 (Lazar Berman, 1930~2005)

피아노를 부술듯한 장대하고 거대한 음의 파도.
한 음 한 음 베르만은 피아노를 지배하고, 피아노의 현들은 그의 손끝에서 새롭게 조율되고 조련된다.

초절기교연습곡 마제파, 라자르 베르만

 

조르주 치프라 (Gyorgy Cziffra, 1921~1994)

거침없이 달려간다.
치프라에게 초절기교는 일반적인 테크닉처럼 생각될 정도다.

초절기교연습곡 마제파, 조르주 치프라

조르주 치프라

Elekes Andor, CC BY-SA 4.0, via Wikimedia Commons

다닐 트로포노프 (Daniil Trifonov, 1991~)

젊은 치프라의 모습처럼 그 또한 거침이 없다.
연주 때마다 피아노와 음표를 향해 점점 굽어지는 그의 등에 몰입된 음의 세계가 내려앉는다.

초절기교연습곡 마제파, 다닐 트리포노프

 

보리스 베레조프스키 (Boris Berezovsky, 1969~)

가장 스탠더드 한 느낌의 깔끔한 연주.
잘 연마된 쇠구슬이 물 위에 미끄러지듯 단단하면서 부드러운 초절기교가 일품이다. 

초절기교연습곡 마제파, 베레조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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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개의 초절기교 연습곡 소개

12개의 초절기교연습곡 (12 Transcendental Etudes)

헝가리의 피아니스트 프란츠 리스트가 1826년 15세 때 작곡한 12개로 이루어진 피아노 연습곡이다.
1837년 수정을 하여 개정판 <12개의 대연습곡>이 나왔고, 1852년 마지막 개정판으로 <초절기교연습곡>이란 이름이 붙었다.

이름이 연습곡이지만 엄청난 난이도와 음악성을 가진 작품으로 피아니스트들에겐 공연에서 연주하거나 음반을 내기에 도전과도 같은 피아노곡이다.

총 12곡으로 이루어졌으며 2번, 10번을 제외하고 각각의 부제를 가지고 있다.

1번. 전주곡(Prelude)
2번. A단조
3번. 풍경(Paysage)
4번. 마제파(Mazeppa)
5번. 도깨비불(Feux Follets)
6번. 환영(Vision)
7번. 영웅(Eroica)
8번. 사냥(Wilde Jagd)
9번. 회상(Ricordanza)
10번. F단조
11번. 밤의 하모니(Harmonies du Soir)
12번. 눈보라(Chasse-neige)

마제파 악보

마치며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터나 마르타 아르헤리치의 리스트 연주는 4번 마제타 부분만 편집된 영상을 못 찾았고, 기교하면 빠지지 않는 유자 왕이나 호평받는 피아니스트 라파우 블레하츠나 조성진의 연주도 발췌된 영상은 못 찾았습니다. 

리스트의 음악은 이미 그의 작곡과 동시에 세상에 존재해 왔고 곡의 해석과 연주는 각 피아니스트의 몫이며, 연주의 호불호는 관객이나 청중 저마다의 몫일 뿐입니다.

리스트의 초절기교 같은 난곡을 곧잘 연주한다고 해서 뛰어난 피아니스트는 아닙니다. 리스트의 곡이 공연이나 음반 레퍼토리에 없어도, 세상엔 엄청난 피아니스트들이 끊임없이 나타납니다. 

쇼팽이나 리스트의 음악을 평가절하했던 글렌 굴드의 초절기교연습곡 연주가 궁금한 것이, 음악을 듣는 이의 즐거운 상상이며 자유이기도 한 것처럼, 자신의 취향과 마음을 울리는 음악이 최고의 연주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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