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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디자인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전설과 상상의 동물 2편, 사이렌·우로보로스·미노타우로스·히포캄푸스 등

by 난파선장 2024.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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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보편적인 주제들이 신과 인간의 모습 속에서 적나라하게 펼쳐지는 그리스 로마 신화 속 동물들의 모습과 이야기들을 1편에 이어 2편에서 살펴본다.

미노타우로스
미노타우로스

© Marie-Lan Nguyen / Wikimedia Commons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전설과 상상의 동물 2편, 사이렌·우로보로스·미노타우로스·히포캄푸스 등


    크레타의 황소 미노타우로스 (Minotauros)

    크레타의 왕 미노스가 포세이돈에게 바칠 훌륭한 소가 없다고 하자 포세이돈은 파도로 하얀 황소를 만들어 줬다. 그러나 미노스의 아내 파시파에가 이 소를 맘에 들어하자 미노스는 제물로 다른 소를 바쳤다.

    이 사실을 안 포세이돈이 분노하여 황소가 미쳐 날뛰도록 하였고 또 파시파에가 황소와 사랑에 빠지도록 주문을 내렸다. '크레타의 황소를 생포하라'는 헤라클레스의 12 과업 중 일곱 번째 과업이 바로 이 미쳐 날뛰는 황소이다.

    이 황소와 사랑에 빠진 파시파에와 사이에 태어난, 소의 머리에 인간의 몸을 가진 괴물이 미노타우로스다. 미노타우로스는 태어난 지 얼마 후 거대한 몸집이 되어 사람들을 잡아먹었고, 결국 미노스에 의해 미궁에 갇혀 아테네에서 바쳐진 소년 소녀 조공을 받아먹게 되었다.

    아테나로부터 조공을 받던 해상 강국 크레타의 미노타우로스는 아테나의 영우 테세우스에게 죽임을 당한다.

    미노타우로스_일러스트
    미노타우로스의 일러스트


    세이렌, 사이렌 (Siren)

    고대 그리스에서는 상반신은 여자, 하반신은 새의 모습을 한 반인반조로 미술품에서 등장하였으나 점차 하반신이 물고기의 모습을 한 반인반어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지중해의 한 섬에 살면서 감미로운 노래로 지나가는 배의 선원들을 유혹하여 잡아먹거나 난파시켰다.

    지중해의 한 섬에 사는 사이렌은 감미롭고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 지나가는 배의 선원들을 유혹했고, 선원들이 바위투성이 해안으로 배를 몰게 하여 난파와 죽음을 초래했다고 한다.

    세이렌의 가장 유명한 일화는 호머(호메로스)의 '오디세이'에 등장한다. 사이렌의 위험성에 대해 마법사 키르케로부터 미리 경고받은 오디세우스는 선원들에게는 밀랍으로 귀를 막고 자신은 배의 돛대에 몸을 묶은 후 절대 풀어주지 말라고 명령했다.

    결국 세이렌의 섬을 지나 항해하는 동안 오디세우스는 사이렌의 노래에 매료되었지만 자신의 예방 조치 덕분에 살아남았다. 이후에도 대항해시대에는 아름다운 목소리로 선원들을 홀려 배를 암초에 부딪치게 해 침몰시키는 세이렌을 악령으로 여기며 두려워했다.

    세이렌_그리스신화
    그리스 신화의 세이렌


    우로보로스 (Uroboros)

    그리스 신화에서 용이나 뱀의 형상을 한 괴수로 등장하는데, 자신을 꼬리부터 먹어치우는 동시에 재생하는 것을 끝없이 반복하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우로보로스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전 세계의 다양한 문화와 신화에서 발견되는데 둥근 모양의 형상을 하고 있고 '시작이 곧 끝'이라는 의미를 지녔기에 영원성 혹은 윤회를 상징했다.

    또 꼬리부터 자신을 잡아먹으며 무한히 회전하는 죽음과 탄생, 불사의 무한과 같은 영원과 무한, 창조와 파괴의 양면성을 상징한다.

    우로보로스의 가장 초기 출현으로 알려진 것 중 하나는 기원전 1600년경의 고대 이집트에서였는데 우로보로스는 사후세계의 감사와 죽음과 환생의 경계를 상징했다. 이집트 도상학에서는 태양주기와 영원한 영혼의 개념을 자주 표현했다.

    연금술 전통에서 우로보로스는 연금술 변형 과정의 강력한 상징이 되었다. '용해와 응고'의 개념을 표현하여 물질의 변형에 필요한 생성과 파괴의 연속적인 순환을 강조했고, 금속을 금으로 변화시키는 현자의 돌을 상징하기도 했다.

    우로보로스
    연금술 원고에 그려진 우로보로스, 1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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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토스 (Ketos)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바다 괴물로 알려진 케토스는 거대한 물고기나 고래, 상어 등으로 묘사된다. 외형은 일반적으로 뱀처럼 긴 몸체에 물고기의 지느러미,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모습으로 그려진다.

    히포캄푸스와 함께 포세이돈의 전차를 끌기도 하며 우주의 질서를 거스른 인간을 처벌하기 위해 파견했다는 설이 있다.

    케토스와 관련된 가장 유명한 이야기는 안드로메다와 페르세우스의 신화이다.

    신화에 따르면 카시오페이아가 자신이 바다의 님프 네레이드보다 더 아름답다고 자랑한 것에 대한 처벌로 그녀의 딸 안드로메다가 케토스에게 제물로 바쳐지기 위해 바위에 묶여 있었는데, 메두사를 죽이고 돌아오던 페르세우스가 케토스를 죽여 안드로메다를 구출한다.

    케토스_쟁반_조각
    케토스를 조각한 쟁반, BC 1세기


    파이아 (Phaia)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괴물 멧돼지 파이아는 크롬미온 계곡에 자리 잡고 악명이 높았던 암컷 멧돼지(Crommyonian Sow)로 엄청난 크기와 사나운 것으로 유명했다. 잿빛 털을 지녀 파이아라는 이름이 붙었고 칼리돈의 멧돼지가 파이아의 자식이다.

    파이아는 농작물을 망치고 마을의 가축을 잡아먹으며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심각한 공포와 위협으로 혼돈과 파괴의 상징이 되었다. 후에 아테나의 국가적 영웅 테세우스에 의해 제거되었다.


    히포캄푸스 (Hippocampus), 해마

    해마라고도 알려진 히포캄푸스는 바다의 말 또는 구부러진 말을 뜻하는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생물이다. 상반신은 말, 하반신은 물고기의 형상을 하고 있는데, 이는 육지와 바다의 결합을 상징하며 말의 힘과 우아함, 해양 생물의 신비로움과 깊이를 모두 가지고 있다.

    상체는 말, 하체는 물고기의 형태로 뱀같이 길고 유연한 하체는 발굽이나 갈기가 물갈퀴 혹은 지느러미로 대체된 형태를 취하고 있기도 하다. 페가수스처럼 날개가 달린 개체도 존재한다.

    케토스와 함께 포세이돈의 전차를 끄는 생물로 유명하며 발굽으로 물보라와 물거품을 일으키며 질주하고, 꼬리로는 흔적을 지우며 헤엄친다고 전해진다.

    히포캄푸스는 역동적이고 신비한 포즈, 말과 물고기의 친숙하면서도 매혹적인 요소로 인해 도자기나 모자이크, 조각 등의 고대 예술에 자주 등장했고 현대의 문화 예술 창작자들에게도 지속적인 영감을 주고 있다.

    히포캄푸스_믹싱_볼
    히포캄푸스 문양의 믹싱 볼, BC 5세기 경

     


    ▶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전설과 상상의 동물 1편, 페가수스·그리핀·케르베로스·키메라 등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전설과 상상의 동물 1편, 페가수스·그리핀· 케르베로스· 키메라 등

    인간의 보편적인 주제들- 사랑, 죽음, 배신, 복수, 영웅, 파괴 등-이 적나라하게 펼쳐지는 그리스 로마 신화는 프로이트와 융의 표현대로 인간들의 심리적 원형이며 무의식의 표현으로 가득하다.

    art-sailor.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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