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활의 구성

대전 짬뽕전문 동해원, 미각 상실자의 짬뽕타령

by 난파선장 2023. 1. 4.
반응형

지난번 대전 엑스포시민공원 아트센터에서 <라이프 사진전> 관람을 마친 오후, 늦은 점심식사를 뭘로 할까 고민하다가 마침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짬뽕전문점 '동해원'을 방문했습니다.

대전 짬뽕집 동해원 외부모습
대전 궁동 짬뽕전문점 '동해원'

 

대전 짬뽕집 동해원, 미각 상실자의 짬뽕타령

    늦은 점심, 짬뽕전문점 동해원

    대전이 고향이지만 일찍부터 타향살이를 한지라 대전의 맛집으로 어디가 유명한지,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르는 상태입니다.

    아주 오래전,  까마득히 오래전 다니던 유치원 앞 길 건너의 빵집 '성심당'이 알고 있는 유일한 맛집? 정도. 사실 성심당이 왜 저리 유명한 맛집이 되었는지 신기하기도 합니다. 맛집으로 유명한 게 아닌가?

    하여간 여기저기서 공주의 '동해원'이 짬뽕으로 유명하다는 말은 들어봤고, 같은 이름의 유명한 짬뽕집이 있다 하여 오늘 오게 된 곳이 대전 궁동 충남대학교 근처의 '동해원'.

    공주의 동해원과 이곳 대전 동해원의 관계가 뭔가 하고 알아보니 친척관계인가 봅니다. 각각의 식당에 체인점을 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내건 걸 보면 뭔가 저마다의 사정이 있겠지요.

    동해원의 담장에 걸린 영업안내 현수막
    체인점이 없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메뉴와 가격, 주차

    일단 주차장은 없습니다. 주택가 이면도로에 면한 가정집을 용도변경한 음식점이니 넉넉한 주차장이 있을 리가 없고, 주변에 알아서 주차를 해야 합니다.

    안으로 들어서니 입구 오른쪽으로 테이블석 룸이 있고, 왼쪽으로 주방과 좌식 테이블석이 있습니다.

    영업시간 : 평일 오전 11시 ~ 오후 3시, 토요일 오전 11시 ~ 오후 4시
    메뉴, 가격 : 짬뽕 8,000  짜장면 6,000 

    메뉴는 일반적인 중식당의 요리는 없고 짬뽕, 짬뽕밥, 짜장면이 전부입니다. 

    동해원 내부 주방쪽 모습
    메뉴는 짬뽕과 짜짱면

    짬뽕으로 유명한 집이라 해서 왔으니 당연히 짬뽕 주문. 겉모습은 일반적인 짬뽕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게 짬뽕이니, 꼬막 짬뽕이니 여타 다양한 짬뽕에 비하면 오히려 너무나도 평범한 모양새입니다.

    주문후 나온 짬뽕의 모습
    일반적인 짬뽕의 모습

    내용물은 양파, 대파, 양배추, 당근, 목이버섯, 부추 등 일반적인 채소류 그리고 약간의 오징어와 가늘게 썰린 돼지고기 정도고, 돼지고기와 채소를 볶다가 육수와 함께 끓이는 전통적인 요리방법으로 맛을 내는듯합니다.

    요즘 들어 매운 걸 먹으면 속이 탈 나는 일이 많은데, 맵기도 자극적이지 않고 적당 한듯합니다. 매운 건 맛이 아니라 통증에 의한 감각이라 했나, 하여간 식후에도 별 문제는 없었습니다.

    짬뽕의 내용물 모습
    재료는 돼지고기가 들어간것 외에 크게 다르지 않다
    젓가락으로 잡은 짬뽕의 모습

     

    미각상실자의 짬뽕시식

    사실 전 미각과 후각이 집 나간 지? 오래인 상태입니다. 1년 전쯤 갑자기 후각과 미각이 사라지더니 돌아올 생각을 안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탓인지 아니면 코로나 이전부터 있었다는, 후각기능 상실의 질병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이넘의 증상덕에 먹는 재미가 일상의 여러 재미 중에서 빠져버린 상태죠.

    그래도 가끔 컨디션 좋은 날이나 식사시작 후 몇 분 정도는 이전의 절반 정도의 감각으로 맛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오랜 시간 익숙해지고 기억되어져 있는지 짜고 달고 싱겁고 등 맛의 감각은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웃긴 건 먹다 보면 어느새 맛을 못 느끼면서도 이전에 느꼈던 입안의 감각과 기억의 조합으로 맛있다 맛없다의 판단이 온다는 겁니다.

    해산물 위주의 짬뽕과 달리 고기국물 특유의 진하고 약간 텁텁하면서 고소한 맛, 그래서 같은 양이라도 좀 더 든든한 느낌의 맛이라 해야 하나.

    평소 식사량이 많지 않던 친구도 다 비운걸 보니 맛이 괜찮은가 봅니다.

    식사후 국물만 남은 짬뽕그릇
    식사량이 많지 않은 사람에게는 적당한 양이다

     

    전국 몇 대 맛집, 세계 영화 베스트 몇 위 등등

    개인적으로 전국 5대 맛집, 세계 4대 뮤지컬, 세계 3대 테너 등등,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없는 것들에 순위를 덧대는 것은 신뢰를 하지 않습니다.

    화제성을 노리는 방송이나 sns의 경쟁적 광고전략이 과대포장을 만든 경우도 많습니다.

    유명하다 하여 찾아간 맛집은 기대이하고 우연히 들른 식당에서 최고의 맛을 본 적도 많으며, 거론되는 베스트 영화보다 다른 영화에 마음이 울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결국 저마다의 취향과 상황에 따라 베스트가 되기도 워스트가 되기도 할 뿐이죠.

    기대이상의 감흥을 받은 전시회 관람 후 친한 친구와 함께한 짬뽕 한 그릇은, 전국 몇 대의 맛집이니 미각상실이니 후각상실이니를 떠나, 아주 즐겁고 맛있는 한 끼 식사였습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