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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바르 뭉크의 삶을 관통한 사랑과 죽음의 시, '절규'와 '병든 아이' 연작

by 난파선장 2024.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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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표현주의화가 에드바르 뭉크의 삶을 관통하는 실존적 공포, 죽음, 애증, 소외 등은 그의 어린 시절부터 깊숙이 자리 잡아 노년이 될 때까지 수십 년에 걸쳐 같은 제목의 작품으로 재생되어 나타났다.

<병든 아이 (The Sick Child)><절규 (The Scream)>에 얽힌 이야기와 두 작품의 여러 버전의 그림, 내용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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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든 아이, 1895~1896, 노르웨이 국립박물관

 

에드바르 뭉크의 삶을 관통한 사랑과 죽음의 시, '절규'와 '병든 아이' 연작

     

    청년에서 노년까지, 낫지 못하는 <병든 아이>


    에드바르 뭉크(Edvard Munch,1863~1944)

    에드바르 뭉크는 1863년 노르웨이 뢰텐의 작은 마을 오달스브루크에서 5남매의 둘째로 태어났다. 뭉크가 5살이던 1868년 어머니가 결핵으로 사망했고, 14살이던 1877년 좋아하던 누나 조한 소피도 결핵으로 사망했다.

    뭉크의 여동생 로라는 어린 나이에 정신 질환 진단을 받았고, 남동생 안드레아스는 5남매 중 유일하게 결혼을 했지만 결혼식 몇 달 만에 서른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뭉크 또한 잦은 질병이 시달렸다.

    "나는 인류의 가장 무서운 적들 중 두 개, 즉 소비와 광기의 유산을 물려받았다" - 에드바르 뭉크


    누나인 소피가 사망하고 뭉크 남매는 아버지와 고모 카렌에 의해 길러졌는데, 병적인 경건주의에 엄격한 기독교 신자였던 아버지는 자신의 틀로 자녀들을 늘 질책했다.

    "아버지는 정신 신경증이 있을 정도로 기질적으로 긴장하고 강박적으로 종교적이었다. 나는 그에게서 광기의 씨앗을 물려받았다. 두려움과 슬픔과 죽음의 천사들은 내가 태어난 날부터 내 곁을 지켰다." - 에드바르 뭉크


    잦은 병치레로 학교에도 가지 못했던 뭉크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지만, 엄마 누나 동생으로 이어지는 집안의 어둡고 우울한 그림자는 뭉크를 압박했고 죽음에 불안과 미쳐버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그를 맴돌았다.

    1879년 기술 대학에 입학해 물리 화학 수학을 공부했지만 화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1881년 크리스티아니아(오슬로의 옛 지명)의 왕립 예술 학교에 등록했다.

    예술을 탐탁치 않게 여기며 엄격한 기독교 신자였던 뭉크의 아버지는, 뭉크가 예술 학교에서 인상주의와 자연주의에 영감을 받은 그림 활동을 하고, 아나키스트이자 허무주의자인 한스 재거와 어울리며 영향을 받자 그나 마 충분하지 않았던 뭉크의 생활비를 더 이상 지원하지 않았다.

    그런 아버지 마저 뭉크가 26살이던 1889년 세상을 떠났다.

    병든 아이 (The Sick Child) 또는 아픈 아이

    이렇게 소년시절부터 가족들의 죽음, 우울증, 억압된 분위기에 시달려온 뭉크는, 내적인 감정과 경험을 성찰하여 자신만의 삶을 쓰고 그려야 한다는, 스스로를 파괴하고 새롭게 표현할 창조가 필요했다.

    어린 시절부터 겪었던 충격은 살아남은 자신에 대한 절망과 죄책감, 상실감에 대항하는 투쟁의 수단으로 누나 소피의 결핵과 죽음, <병든 아이>의 이미지에 집착하고 재창조하였다.

    20대 초반부터 60대까지 수십 년 동안, 죽은 누이 소피는 다양한 형식, 수많은 버전의 <병든 아이>로 재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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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든 아이 (The Sick Child)> 연작


    - 1885~1886, 유화, 노르웨이 국립 박물관
    - 1896, 유화, 예테보리 미술관
    - 1907, 유화, 티엘 갤러리
    - 1907, 유화, 테이트 모던 미술관
    - 1925, 유화, 뭉크 박물관
    - 1927, 유화, 뭉크 박물관

    병든_아이_1896_예테보리미술관
    병든 아이, 1896, 예테보리미술관

    Gothenburg Museum of Art, CC BY 4.0, via Wikimedia Commons

     

    병든_아이_1907_티엘갤러리
    병든 아이, 1907, 티엘 갤러리
    병든_아이_1907_테이트모던_미술관
    병든 아이, 1907, 테이트모던 미술관
    병든_아이_1925_뭉크박물관
    병든 아이, 1925, 뭉크박물관
    병든_아이_1927_뭉크박물관
    병든, 아이, 1927, 뭉크박물관

     

    뭉크의 사후에도 계속되는 <절규>


    표현주의와 <절규>

    캔버스 위에 자연을 재현하는 미술의 전통적 규범을 거부하고 회화의 선, 형태, 색채 등은 감정과 감각의 직접적인 표현가능성만을 위해 이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예술사조 '표현주의'는 20세기 초에 정립되었다.

    하지만 이미 1800년대 후반 고흐나 고갱의 그림에서 표현주의의 요소가 발로 되었고, 고흐와 고갱, 로트렉의 그림에서 깊은 영감을 받았던 뭉크는 불안과 공포, 애정과 증오와 같은 인간의 근본적인 감정을 격렬한 색채와 왜곡된 선으로 표현한 표현주의의 선구자가 되었다.

    경험과 내적인 감정의 성찰에서 영혼에 대한 연구, 즉 뭉크 자신에 대한 연구는 1893년 <절규>로 이어졌다.
     
    뭉크의 대표작이며 예술사의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품 중 하나인 <절규>는 객관적인 현실보다는 감정과 주관적인 경험을 묘사하고 그의 삶을 관통하는 실존적 공포, 불안, 소외감을 전달하고 있다.

    그림 속 하늘은 핏빛으로 물들어 있고 바다와 피오르(fjord)는 곧 파괴될 것처럼 왜곡되어 소용돌이치고 있다. 성별을 알 수 없는 인물은 불안과 공포에 유령처럼 일그러진 얼굴을 감싸고 있다. 도저히 지금의 상황을 빠져나갈 수 없는, 해결할 수 없는 공포에 내던져진, 흡사 광장공포증의 한가운데인 상태와도 같다.

    <절규 (The Scream)>는 뭉크 개인의 내면적 혼란과 공포를 표현한 것이지만, 널리 인간의 보편적인 불안과 절망, 실존적 두려움과 소외감을 적나라하게 대변하는 작품으로 시대와 문화를 넘어 널리 연구되는 작품이다.


    <절규>의 원제목과 뭉크의 회고

    * 우리에게 <절규>, <The scream>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뭉크가 생전에 붙인 제목은 <Schrei der Natur>(자연의 절규)이다.

    "저는 두 친구와 길을 걷고 있었는데 해가 졌습니다. 갑자기 하늘이 피처럼 붉어졌습니다. 나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피곤함을 느끼며 멈춰 서서 울타리에 기대어 섰습니다.

    푸르스름한 검은 피오르(fjord) 위로 불과 피의 혀가 뻗어 있었습니다. 친구들은 계속 걸었고, 저는 두려움에 떨며 뒤로 처졌습니다. 그때 자연의 거대하고 무한한 비명소리가 들렸습니다." - 에드바르 뭉크


    절규_템페라_1893
    절규, 템페라, 1893


    <절규>의 여러 버전


    뭉크의 대표작이며 예술사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는 <절규 (The scream)>는 여러 가지의 버전이 있다.

    - 1893년 파스텔, 절규의 초기 버전
    - 1893년 템페라(유화), 가장 널리 알려진 버전
    - 1895년 석판 인쇄
    - 1895년 파스텔, 2012년 소더비 경매에서 사업가 레온 블랙에게 1억 2천만 달러에 팔렸다.
    - 1910년 템페라

    이외에도 절규는 판화 등을 포함하여 수십 가지의 형태로 뭉크에 의해 만들어졌다.  

    오슬로 국립미술관에 있던 1893년 버전은 1994년 4명의 괴한에 의해 도난당했다가 구매자로 가장한 경찰의 수사로 다시 돌아왔고, 1910년 버전은 2004년 3명의 복면강도에 의해 <마돈나>와 함께 탈취되었다가 2006년 경찰에 의해 반환되었다.

    절규_파스텔_1893
    절규 초기버전, 파스텔, 1893
    절규_석판화_1895
    절규, 석판화, 1895
    절규_파스텔_1895
    절규, 파스텔, 1895
    절규_템페라_1910
    절규, 템페라,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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