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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구성

오동선 대청호 벚꽃길, 어부동 벚꽃길, 사계절 운치있는 드라이브코스

by 난파선장 2023.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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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후변화와 예측불가의 벚꽃 만개시기

3월말, 겸사겸사 일이 있어 대전에 내려왔다.

얼마 전 봤던 뉴스에서 대전지역 벚꽃 만개시기는 4월 초순쯤으로 본듯한데, 신탄진쯤 도착하니 고속도로변 벚꽃 나무들엔 이미 방금 터트린 팝콘처럼 하얀 벚꽃들이 주렁주렁 매달려있었다.

점점 지구의 기후가 예측불가의 변화무쌍함을 보이니, 이젠 적당한 때라는 것과 절기의 차례를 짚는 것이 무의미 해진 듯도 하다.

대청호 벚꽃길 사진 1
세천 삼거리에서 어부동 방향, 대청호 벚꽃길


사소한 일상의 습관마저 의미를 부여하고 움츠리게 만들었던 몇 년간의 팬더믹 라이프는 언뜻 회복단계처럼 보이지만, 고령의 가족들이 있는 집들에겐 민감하고 편치 않는 경계선상의 일상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친척들 지인들과의 모임마저 주저하고 뜸해진 몇 해의 일상이 이젠 습관처럼 패턴처럼 굳어져 갔지만, 안 그래도 활동량이 줄어든 고령의 노부모들에겐 선뜻 표현 못하는 갑갑함이 점점 말을 듣지 않는 허리에 무릎에 중력보다 더 큰 무게를 얹었을 듯하다.

대청호 벚꽃길 사진 2


엄니 아부지를 모시고 어부동에 있는 외조부모 산소에 들를 겸, 대전 동구 세천 삼거리에서 충북 보은 어부동에 이르는 대청호 벚꽃길을 따라 벚꽃 구경을 나섰다.

외조부모 산소를 가느라 한 두 해마다 지나던 길이었는데, 그사이 벚꽃길로 유명해졌는지 도로변에 주차장이며 산책로, 야간조명 등 이런저런 시설이 늘어난듯하고, 지금도 공사를 추가하는 듯 보였다.
 

대청호 벚꽃길 지도
세천삼거리~어부동, 대청호 벚꽃길 지도, 출처: 카카오맵


- 오동선 대청호 벚꽃길, 어부동 벚꽃길

대전 벚꽃구경은 신탄진 벚꽃길과 대청호의 서쪽 편 대청댐 주변 벚꽃 길, 그리고 이곳 대청호의 동쪽편인 대청호 벚꽃길이 가장 유명한듯하다.

이 글을 쓰며 지도를 찾다가 알게 되었는데 이 오동선 대청호 벚꽃길이 26.6 km로 전국에서 가장 긴 벚꽃길이라고 한다. 고향이 대전이고 외가댁 산소를 다니느라 열댓 번은 오갔던 길인데 처음 알았다. 그러니까 요새 유명해진 것이 아니라 원래 유명했었나 보다.

세천 삼거리에서 571번 지방도로를 타고 대청호를 중심으로 굽이굽이 어부동을 지나 회남대교를 건너 보은 염티재를 넘고 청남대대청댐을 거쳐 다시 대전으로 순환하는 코스는, 벚꽃시즌뿐 아니라 사계절 내내 운치 있고 부담스럽지 않은 드라이브 코스로 추천할 만하다.

오동선이란 이름은 대전 기준으로 대전 동구 오동에서 길이 끝나기에 2019년 '오동선 대청호 벚꽃길'로 이름을 바꿨다고 한다. 대전 동구 오동과 맞닿아 있는 충북 보은군 사음리 일대는 대청호에 섬처럼 둘러싸여 있고 대청호 건설공사 전까지 어부들이 모여 살아서 어부동으로 불렸다한다.

대청호 벚꽃길 사진 3


벚꽃의 만개시기가 예상보다 일찍 찾아온 평일이어서 그런가 벚꽃길의 시작점인 세천삼거리 부근에서 조금 막혔지만 이후로는 여유 있게 꽃구경을 즐기며 서행할 정도의 교통 흐름이었다.

아마도 당장 다음날인 주말엔 교통혼잡으로 꽤나 복잡할 듯하다.

가뭄 탓에 어부동 산소 주변 대청호에는 물 높이가 꽤 낮아져 있었다. 따스한 봄날씨에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꽃구경 물구경 좋으시게, 더불어 가뭄해소도 할 겸 비나 내렸으면 좋으련만......

돌아오는 길, 대전 시내의 작지만 벚꽃시즌의 상징처럼 알려진 테미고개의 벚꽃들도 활짝 피어있었다.

대전 테미고개길 벚꽃 사진
대전 테미고개 벚꽃나무


- 다시 돌아올 봄날, 노부모의 나들이

오늘 만개한 벚꽃은 이제 하루 이틀 세상을 노닐다가, 비가 오면 오는 대로 바람 불면 부는 대로 우수수 꽃잎을 털어내고 다음 봄을 기약할 것이다. 올봄 만개한 벚꽃을 눈에 담지 못했다 하여 아쉬워할 것 없을 일이다.

굳이 기다리지 않아도 자연은 순리대로 이전 모습, 새 기운으로 돌아올 것이고, 흐드러진 벚꽃 휘날리는 모습은 언제든 두 눈에 눌러 담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꽃나무의 순리처럼 반복되지 못하고 세월 속에 그늘져가는 노부모의 기력이... 아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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