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방문, 국가정원 순천만습지 관람후기

오랜 친구.

고향인 대전의 중학교 동창, 학교졸업 후 그 친구는 포항으로 나는 서울로 자리를 잡으며 오랜 세월 전화나 메신저로 가끔 연락을 주고받으며 안부를 묻던, 어느덧 중년의 아저씨가 돼버린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바람이나 쐬러 가자"
"......"
"바쁘나"
..."그래 가자"

무슨 일이 있는 건가... 무뚝뚝하지만 속 깊은 친구의 느닷없는 나들이 제안에 걱정도 들었지만, 따져 무엇하랴 이미 많은 고민 끝에 그 말이 나왔을 터, 나도 이런저런 스트레스에 환기가 필요했기에 대충 짐을 챙겨 일단 대전으로 내려갔다.

때맞춰 대전에 찾아온 벚꽃 만개한 날 노부모 모시고 대청호 벚꽃길따리 어부동 외조부모 산소엘 다녀왔다.

▶오동선 대청호 벚꽃길, 어부동 벚꽃길, 사계절 운치 있는 드라이브코스

 

202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국가정원 순천만습지 관람후기

 

서석지와 경정,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한국정원

 

순천행 기차를 타고

4월 6일 목요일

서대전역에서 순천행 기차를 탔다.

남해안 일대를 둘러보기로 했고 마침 얼마 전 포스팅했던 <2023 순천만 국제정원 박람회>가 생각나, 친구는 차를 가져오고 나는 기차로 순천에서 만나기로 했다.

순천행 기차 안

평일이라 그런가 서대전역에서 출발한 기차 안은 순천에 도착할 때까지 한가했고, 옆자리도 내내 비어있어 오랜만의 기차여행길이 느긋하니 여유로웠다.

순천역에서 친구와 합류 점심식사를 한 뒤 <순천만 국제정원 박람회장>으로 출발.

순천만 국가정원 동문 입구

순천만 국가정원 동문 입구를 지나 매표소에서 받아 든 안내 지도를 보니 생각보다 꽤 넓다. 구석구석 느긋하게 둘러보려면 하루에는 어림도 없을듯하다. 순천만 습지는 내일 오전에 보기로 하고 일단 출발.

아래 지도의 빨간색 코스로 휘적휘적 아저씨 둘이 걸었다. 

정원박람회 안내지도, 출처: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봉화 언덕, 국가정원 식물원, 시크릿 가든

 

봉화언덕, 순천만 국가정원

국가정원 초입부터 넓게 펼쳐져있는 호수정원과 봉화언덕의 풍경. 국가정원의 시그니처 콘텐츠로 보일 '봉화언덕'의 잔디는 아직 푸르게 올라오지 않았다.

국가정원식물원, 츨처: 순천만국가정원박람회

시크릿가든, 출처: 순천만국가정원박람회

지난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포스팅 시 눈여겨보았던  국가정원 식물원과 시크릿가든.

투명성을 가진 원형형태의 국가정원 식물원과 데크로 연결된, 같은 원형이면서 지붕 없이 지하로 오픈된 시크릿가든의 구성과 배치는 건축설계하는 입장에서 꽤나 흥미롭고 호감 가는 컨셉이었다.

순천만 국가정원 식물원

철골 구조의 국가정원 식물원 내부 동선을 따라 돌다 보면 2층 레벨에서 외부 데크가 나오고, 거기서 부터 지하에 조성된 시크릿 가든으로 서서히 내려가며 이어지는 산책로가 연결되어 있다.

시크릿가든 모습1

시크릿가든 모습2

계획 의도는 괜찮은데 실제 걷다 보니 아쉬운 것은 시공품질이었다. 계획안의 도면과 투시도대로 원형으로 회전하며 내려가는 산책로의 콘크리트 슬라브 마감이 깔끔한 곡선으로 보이질 않고 사진과 같이 울퉁불퉁하다.

물론 거대구조물에서 그것도 장식 마감재가 아닌 콘크리트 구조체의 나선형 곡률 선과 면을 캐드 도면처럼 정확히 맞추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정원과 자연이 메인 테마이기에 구조체와 건축물을 그저 흰색의 배경으로서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이해할 수도 있지만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

세계 각국의 정원과 꿈의 다리

 

 

네덜란드 정원

시크릿 가든을 지나면 태국정원, 일본정원, 멕시코정원, 독일정원, 프랑스 정원, 중국정원, 네덜란드 정원 등 각국의 특색 있는 정원들이 배치되어 있다.

꿈의 다리, 순천만 국가정원

박람회장 가운데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동천에 놓인 <꿈의 다리>.

컨테이너 30여 개를 연결하여 만든 설치미술가 강익중의 작품으로, 외부는 작가의 글귀가 새겨진 유리 모자이크 타일 1만여 장으로 되어있고, 내부는 세계 16개국 14만여 명 어린이의 그림이 그려진 작은 나무판으로 장식되어 있다.

꿈의 다리 벽면의 그림들

자신의 꿈을 그린 작은 나무판들로 구성된 <꿈의 다리> 전시는 꽤 재미있는 아이디어, 콘테츠였고 다 보고 싶었지만 14만여 개라니... 참았다.

서석지와 경정, 국가정원내 한국정원

꿈의 다리를 건너와 한국정원 구역에 있는 서석지와 경정.

서석지와 경정은 1613년 건립된 조선시대 대표적인 민가 연못으로, 경북 영암군 입안면 연당리에 위치해 있는데  <2013년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당시 이곳에 한국정원으로 조성되었다 한다.

경정, 순천만 국가정원의 한국정원

이곳 국제정원박람회에 세계 여러 나라의 특색 있는 정원이 조성되어 있지만, 아무래도 나에겐 한국의 전통 한옥과 연못이 있는 정원이 가장 운치 있고 아름답게 느껴졌다.

 

순천만습지

4월 7일 금요일

순천만습지는 국가정원에서 5km 정도의 거리에 있었다.

박람회 입장권(성인 15,000원)으로 국가정원과 순천만 습지까지 관람할 수 있는데, 홈페이지 입장권 안내 부분에 있는 '입장권으로 1일 관람'이란 문구가 '같은 날에 양쪽을 입장할 경우'라는 해석인가 보다.

우리는 전날 박람회 입장권을 구입하여 국가 정원을 관람하고 다음날 습지에 왔기 때문에, 습지 입장권을 다시 구매해야 했다.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홈페이지의 설명을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순천만습지 종합안내도

 

자연생태관에서 바라본 풍경

순천만습지 초입의 순천만 자연생태관에서 저 멀리로 갈대숲과 순천만의 풍경이 보인다.

순천만습지 갈대숲

아주 오래전 순천이 고향인 친구를 따라 겨울 무렵 순천에 놀러 온 적이 있었지만, 너무 오래전이라 기억이 흐릿하고 또 당시에는 순천만 정원이 조성되기 전이었다.

이후 순천만습지가 조성되고 인터넷이나 뉴스를 통해 순천만습지의 갈대숲 영상을 보며 꼭 다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렇게 와보니 이런... 아직 갈대가 무성할 시기가 아니었다.

대신 무성하지 않은 갈대 덕에 잘 보이는 갯벌의 수많은 구멍으로 작은 게 들의 숨바꼭질을 볼 수 있었다. 

순천만습지 갈대숲 갯벌

순천만습지 갈대숲 산책로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관람 마무리

부분 부분 아쉬운 점이 있었지만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는 자연에게서 주어진 삶의 터전과 환경을 우리 일상 속에서 친숙하게, 더불어 공존해 가려는 많은 고민과 아이디어 또 시간과 노력의 흔적이 물씬 배어있었다.

현재는 나무 그늘이 부족해 보이는데 여름이 한창일 때는 어떤 모습으로 운영될지도 궁금하다. 자연경관뿐 아니라 여러 장소에서 공연과 전시등 문화 이벤트도 많이 준비되고 있는 듯하니 계절별, 테마별로 차분한 일정 계획과 동선 계획을 세워 방문해 보면 좋을듯하다.

지금은 형형색색 짙은 튤립이 눈길을 끌지만, 6월이 되면 정원엔 장미꽃이 만발할 것이고 여름이 오면 한국 정원의 연못 위로 잠자리가 무성하며, 가을엔 순천만습지에 갈대숲의 물결이 찰랑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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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테마정원 가든스테이 숙박 및 관광

 

202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테마정원 가든스테이 숙박및 관광